내가 생각하는 정치

총선 결과분석과 그 이후 상황 예측

공허한 악의야 2020. 4. 16. 21:26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총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현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얻었습니다. 1988년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민주화 된 이후 가장 압도적으로 승리를 한 총선이죠.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얻은 180석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숫자인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얻었습니다. 패스트트랙을 단독 추진 가능하며, 법안 반대 정당의 필리버스터도 무력화 가능하죠. 151석에 적혀있는 것도 180석 얻었을 때 당연히 가능한 것이기에, 개헌빼고는 다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반면, 미래한국당은 간신히 개헌저지선을 턱걸이하며 단독으로 헌법 개정안 처리만 불가능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모든걸 원하는대로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야당 탓을 할 수 없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야당은 발목을 잡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끝난지도 3년이 다 되갑니다. 경제상황, 감염병위기대처능력 등 모든 사안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며, 이상한 짓거리를 했다가는 다음 대선에 심판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될 확률이 낮다고 생각합니다만요.

 

왜 판국이 이렇게 되었냐. 코로나19에 대처에 대한 능력이 뛰어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이게 여당의 지지율을 높이게 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 합니다. 혹자는 미래한국당 소속 김대호 정치인과 차명진 정치인의 막말로 중도층의 민심이 돌아셨다.라고 생각하기도 할겁니다. 물론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몇몇 미래한국당 의원은 막말을 이번 총선 압승에 미미한 영향을 주었을거라 봅니다. 하지만, 이게 결정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조국사태가 벌어져도, 1달 전 약속을 번복해 듣보잡 정당들과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공수처 수사 1호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도 미래한국당은 그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야당에게 기회는 많았습니다. 조국사태 때도 기회가 있었고, 새로운보수당과 통합할 때도 기회가 있었고, 코로나19때도 기회가 있었고, 재난지원금 이슈가 나왔을 때도 기회는 있었습니다. 미래한국당은 그 많은 기회를 다 놓쳤습니다. 조국사태 때 달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더불어민주당 이탈층을 자유한국당으로 흡수하지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때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 아래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줌으로써 개혁보수 유권자와 중도층을 잡지 못했습니다.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소리만 들었죠. 제대로 된 합당이 되려면 우선 황교안 대표가 사퇴했어야 할 겁니다. 코로나19때 정부에 대한 비판만을 해왔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거죠. 재난상황 때 어느정도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잘못되었다고 보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만 반대를 하면 될텐데 그냥 묻지마식 반대를 하였습니다. 재난지원금 이슈도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고, 민주당과 다를바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의 상황에서 덧붙여 말하자면, 평소 국회 일처리에서도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했습니다. 진주만 공습과 다름없는 일본의 경제제재에 일본의 입장을 대변했습니다.(그렇다고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쓰는건 몇몇 극우들이 빨갱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봅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라고 불리는 선거제 개편이나 공수처 법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조차 안했습니다. 사실 저는 두가지 법안에 모두 반대합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비례의석이 47석밖에 없는 나라에서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시행하려면 비례대표 수를 150석 정도까지는 늘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될 리는 없겠죠. 지역구 수를 줄이면 지역구 의원들이 반대하고, 전체 국회의원 수를 늘리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반대할겁니다. 공수처법도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검찰개혁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공수처는 하나의 검찰기관을 더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생각을 하고요. 그렇지만, 최소한 논의에 참여는 했어야한다고 봅니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극우 유튜버들에게 어느정도 의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이 이야기하면 구독자들 사이에선 반응이 좋으니 모니터 밖 현실을 모르고 극단적으로 나간 것이겠지요. 보통의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일단 미래통합당에는 정책어젠다가 없습니다. 정국을 주도할 수 없다는 뜻이죠.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도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제 안중에도 없습니다. 사막에서 바늘찾기 정도로 작은 파이를 차지하는 몇몇 태극기 부대만이 박근혜 석방을 외치고 있죠. 전체 인구상 매우 작은데, 유튜브라는 매체를 보면 엄청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킵니다. 차명진 정치인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말해보죠. 차명진 정치인은 극우유권자들에 의해 제명당하지 않고 구제된 정치인입니다.

 

일단 차명진 정치인 발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입니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매도한 것이니 말이죠.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몰카사건이나 N번방 사건을 남성이 벌였다고 해서 한국남성 전부가 살인자, 몰카범, 성착취범인 것은 아니죠? 어떤 집단이나 일부의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차명진 정치인의 세월호 관련 막말은 총선 직전이 처음이 아니였습니다. 이러한 무지한 발언을 일삼는 자인데 극우유권자들의 항의로 인해 구제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보면 황교안이 당대표가 된 것부터가 잘못된 단추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오세훈이 당대표가 되었더라면 위와 같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육탄공세도 없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어려운 선거라 지는 것 당연했겠지만, 참패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당이 엄청나게 비대해지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정도 견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또한 대선, 지방선거, 총선 세 번 연속으로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에게 패배를 거듭한 것을 보면 한국의 정치지형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수라고 불리는 미래통합당 계열이 주류였다면, 현재는 진보라고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주류입니다. 20대 총선에서 뭔가 조짐이 이상하더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주류는 확실히 변했습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주류가 뒤집혔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주류가 바뀔 예정이었는데 박근혜 탄핵 사태가 주류교체를 더 촉진시켰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현재 10, 20대는 대부분 진보라고 불리는 당을 선호하거든요. 투표연령 하향도 더불어민주당 압승에 미미하겠지만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자유민주당(자민당)처럼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래통합당은 최소한의 의석만 건졌습니다. 보수색이 남아있는 몇몇 지역들에서 승리를 했고, 종부세 인상 등 부동산 정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촌지역에서 승리를 했습니다. 서울의 그 많은 지역구 중에서 강남, 서초, 송파, 용산만 승리한 것을 보면 위와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죠.

이번 총선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번 20대 총선처럼 제 3의 정당은 없다는 겁니다. 선거내내 분위기가 양당체제로 굳어졌죠.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1당체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거대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인해 소수정당은 힘을 잃었습니다. 위성정당 투표금지 운동도 있었고, 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도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에 투표하지 않아서 비례쪽에서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무소속 대부분은 미래통합당이나 더불어민주당으로 갈테니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을 합치면 소수정당은 9석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총선 후의 상황을 봅시다.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대선준비를 하겠죠. 이낙연은 종로승리를 발판삼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24일 이해찬 대표의 임기 종료에 맞춰 당 대표 선출을 할 예정이죠. 본격적인 대선구도로 가기 전에 당을 정비할 당대표는 유력대선후보인 이낙연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낙연의 몸값은 더 상승하게 될 것이죠. 대선 대항마로는 경기도지사 이재명이 유력하죠. 누가 본선에서 이길지 함부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이낙연이 경선해서 승리해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국회에서도 편할겁니다. 법안이 이전 국회보다 빠르게 처리가 될거고요. 다른 정당의 동의없이 그냥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당내에 소신파만 없어도 됩니다. 소신파가 좀 있어도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죠. 단기적으로 본다면 코로나19와 관련된 법안을 재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개혁을 위한 법안도 별다른 저항없이 통과될 것이고요. 다만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무한책임을 갖게 되기에 4년 내에 한국경제에 엄청난 위기가 온다든가 등의 일이 있으면 다음 선거에는 휘청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통합당은 국회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겁니다.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거나 정책적 연대를 해도 효과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미래통합당에서 비대위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미래한국당이 성공하려면, 비대위 체제에 중도의 합리성이 탑재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한국당의 미래는 어둡죠. 이번 위기에서 또 무너진다면 미래통합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보수성향인 저조차도 미래한국당을 지지하지 못합니다. 과거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의 자세로는 뭔가를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선결과 유력대선후보는 거의 다 떨어졌습니다. 오세훈, 황교안은 대선후보가 될수 없습니다. 타격상을 입었기 때문이죠. 외부인사의 영입이 없다면, 아마 홍준표 정치인이 또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통합당 계열이라고 할 수 있는 거물 중에서는 홍준표만이 살았남았습니다. 또한 홍준표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홍카콜라에서 같이 출현했던) 배현진 정치인도 이번에 송파에서 당선되었기에 홍준표에 힘이 될 겁니다. 홍준표는 무소속에서 살아돌아올 것입니다. 공관위의 결정을 거스르고 무소속 출마한게 홍준표 본인에 있어서는 신의 한수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낙선한 정치인 중에서 아쉬운 정치인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오세훈, 이준석 정치인의 낙선이 아쉽습니다. 두 분 모두 합리적 보수에 위치한 인물들로 극우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죠. 총선토론회에서도 상대당 후보보다 우세했다고 판단되었고, 지역을 위해 꽤 오랜시간 동안 터를 닦았다고 생각되는 후보들입니다. 이준석은 특히 오랜시간 지역구에 터를 닦았죠. 신념도 확실해 국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는 정치인들이었고요. 두 정치인이 선거에서 승리했더라면, 낡은 구호인 종북, 공산주의 같은 단어를 쓰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가 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정치인의 낙선이 아쉽습니다. 김부겸 정치인이 이번에도 당선이 된다면 대구의 지역주의가 어느정도 타파되었다는게 증빙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국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었고, 이번에 김부겸 정치인이 당선되었다면,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도 생겼을텐데 말입니다.